"현 추세라면 진실성 문제와 쓰나미처럼 맞닥뜨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3월까지 전 세계 테니스 경기에서 승부조작 의심 사례가 38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26일 테니스진실성단체(TIU)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1분기에 전 세계 테니스 경기에서 승부조작 의심 사례가 신고된 것이 38건"이라고 보도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는 각각 한 건씩 신고가 들어온 반면 국제테니스연맹(ITF) 남자 퓨처스 대회에서만 23건이 접수됐다.
퓨처스 대회는 일반 투어와 챌린저 다음 등급으로 성인 테니스의 첫 입문 단계에 해당한다. 대회 총상금이 1만5천 달러(약 1천6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TIU는 2016년 1월 호주오픈을 앞두고 영국 BBC 등이 테니스계 승부조작 사건을 보도하자 독립 기관을 꾸려 2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26일 발간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투어 등 높은 등급의 대회보다 퓨처스와 같은 상금이 적은 대회일수록 승부조작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상금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승부조작에 가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에 유혹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이 조사 보고서는 "세계 랭킹 300위 안팎에 자리해야 겨우 수입과 지출을 맞출 수 있다"며 "하지만 세계적으로 1만5천 명이 넘는 프로 선수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승부조작의 행태 역시 경기 자체를 패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내주거나 세트, 포인트마다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아직 톱 랭커 수준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추세로 간다면 테니스는 진실성 문제와 마치 쓰나미처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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