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서 개최
(고향=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실향민들이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추억을 담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향기로 그려냈다.
청와대는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26∼27일 고양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다섯 이산가족이 기억하는 고향의 향기를 담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통일향수전(統一鄕水展)'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빵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는 '프루스트 현상'에서 착안한 전시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북에 고향을 둔 고령의 이산가족 다섯 명이 어린 시절 산천에 대한 기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향기'로 떠올렸다. 이를 전문 조향사가 다섯 종류의 향수로 만들어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함경도 장진군 출신 이주경(94) 씨는 고향 산천에 한가득 열려있었던 '한여름 산딸기 향'을, 평안도에 살았던 김형석(98) 씨는 '대동강 솔향'을 떠올렸다.
평안북도 영변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혁(97) 씨는 어머니를 그릴 때마다 떠올린다는 '옥수수향의 추억'을, 황해도 출신 송용순(97) 씨는 '해주 바다 내음'을, 함경도 출신 이재순(84) 씨는 그리운 오빠에 대한 추억이 담긴 '함경남도 명사십리 해당화향'을 기억하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향기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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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는 이들 다섯 이산가족의 추억을 담은 향수를 시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가족의 애끓는 사연을 담은 국문과 영문 영상도 볼 수 있다.
영상 속에서 함경도 출신 이재순 씨는 해당화향과 함께 헤어진 오빠를 떠올리며 동요 '오빠생각'을 부른다.
청와대 측은 "'남북이산가족찾기' 신청자 13만여 명 가운데 이미 절반이 넘는 7만3천 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70년 쌓인 이산가족들의 오랜 그리움이 녹고, 지속적인 만남의 튼튼한 디딤돌을 놓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일향수 영상은 2018 남북정상회담 온라인 플랫폼(www.koreansummit.kr)에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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