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에 홍보문구 내걸었다 "선거 공정성 훼손" 비판 자초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재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교육감의 '캐치프레이즈' 격 문구가 담긴 대형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선거 공정성 훼손 우려에 급히 철거하는 소동을 빚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종로구 교육청 건물 본관과 별관 외벽에 각각 1장씩 걸려있던 '포기할 수 없는 꿈 교육선진국을 향한 담대한 전진'이라는 문구가 적힌 폭 5m, 길이 15m가량의 현수막이 전날 오후 철거됐다.
이들 현수막은 지난주 초 설치됐으며 디자인에 50만원, 제작과 설치에 200여만원이 들었다.
교육청 외벽에 홍보성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리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이번 현수막 전에는 조 교육감이 올해 신년사에서 화두로 내세운 '계왕개래'(繼往開來·성과를 이어받아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라는 사자성어가 담긴 현수막이 같은 자리에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계왕개래 현수막 등 그간 현수막들이 설치 후 3개월 정도 유지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육선진국 현수막 철거는 갑작스럽다.
교육청은 조 교육감이 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단일후보 경선에 나선 상황이라 현수막 게시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경선과 본선거의 공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선진국을 향한 담대한 전진'은 조 교육감이 작년 말부터 부쩍 강조해온 구호로 최근 출마선언문에도 담겼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일 예비후보 등록과 출마선언을 한 뒤 현재 직무정지 상태로 진보진영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 중이다. 현직 교육감이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수막 문구는 내부 협의체에서 결정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문구 자체는 교육에 관한 일반적 내용이어서 문제가 없으나 (해당 문구가) 특정 후보의 명함 등 인쇄된 홍보물에 사용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어 자체적으로 현수막 철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 교육감도 조금이라도 선거 공정성을 헤칠 소지가 있다면 문제가 없도록 조처해달라는 취지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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