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개혁안…저리융자로 구제금융 전 위기탈출 견인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유럽연합(EU)이 외부 경제충격에 대비해 예산 상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위기를 맞은 회원국이 긴급구제 같은 심각한 수단에 손을 벌리기 전에 저리 융자 등을 통해 스스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강화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FT가 입수한 EU 집행위원회 제안 문서에 따르면, EU는 최고 수준인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예산에 여분을 늘릴 방침이다.
문서는 "유로화 사용 지역을 안정화하는 수단을 포함해 재정 수단의 쓰임새가 점차 커져 이를 책임지기 위해 예산에 여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주 2021∼2027년 예산 준비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 제안을 내놓았다.
EU의 재정능력 보강을 통해 회원국을 '경제 폭풍'으로부터 지켜내고 경제 주권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FT는 설명했다.
초안은 구체적인 예산 수치까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FT는 EU가 회원국으로부터 한 해에 거둬들이는 자금, 즉 '자체 재원 상한'을 국민총소득(GNI)의 1.2%에서 1.3%로 늘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21∼2027년 한 해 최대 예산은 2천억 유로(약 263조원) 이상 된다.
EU는 예산 규모가 늘어나면 융자 이자를 최대한 낮게 책정하거나 아예 이자를 없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금융의 대가로 개혁을 요구하지 않고 해당국 정부가 경기침체기에 공공투자의 수위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출과 예산 상한의 격차는 EU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EU의 고위관료는 EU가 신용도 평가에서 AAA 등급에서 밀려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예산 운용에 조금 더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U는 자체적으로 적자재정 운용을 위해 자금을 빌릴 수 없지만 금융위기를 겪는 국가들을 위해 대출을 주고 있다.
유럽재정안정화기구(EFSM)의 600억 유로(약 79조원)를 통해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에 자금을 지원해준 바 있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각각 2013년과 2014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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