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해진 장타자 김지영, 메이저 챔프 시동

입력 2018-04-26 17:31   수정 2018-04-26 20:24

차분해진 장타자 김지영, 메이저 챔프 시동
버디 9개 잡고 7언더파…장하나·최혜진·이정은 4언더파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작년보다 한결 차분해진 덕에 타수를 잃어도 무너지지 않아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김지영(22)은 투어에서 알아주는 장타자다.
지난해에는 장타 2위(평균 259.6야드)에 올랐고 올해는 8위(평균 259.3야드)를 달린다.
김지영은 이런 장타를 앞세워 신인 시즌에 두 차례 준우승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작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두는 등 유망주로 꼽혔다.
하지만 어드레스를 하자마자 곧바로 백스윙에 들어가 전광석화처럼 휘두르는 빠른 스윙 탓에 실수가 잦았다.
실수로 타수를 잃으면 또 다른 실수가 이어지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26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지영은 무려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나섰다.
눈에 띄는 것은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낸 뒤 곧바로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냈다는 사실이다.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뽑아내며 신바람을 내던 김지영은 17번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데 이어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5m 보기 퍼트를 넣지 못했다.
김지영은 "18번홀 티박스에서 올라왔을 때 17번홀 실수를 마음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3번 우드 티샷에 이어 90m를 남기고 홀 옆에 떨구는 정교한 웨지샷으로 가볍게 버디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한 김지영은 "올해부터 멘털 코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과 달리 차분해졌다"고 밝혔다.
김지영은 멘탈 코치를 받으면서 스윙 템포도 느려졌고 그 덕에 샷 실수도 한결 적어졌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이날 17번홀 더블보기를 금세 잊었듯 크게 타수를 잃은 실수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게 됐다.
지난 21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2라운드 때는 첫 홀에서 쿼드러플보기로 4타를 한꺼번에 잃고도 차분하게 5타를 줄여 1언더파로 경기를 끝내기도 했다.
김지영의 멘탈을 이렇게 차분하게 만들어준 건 코칭 심리 전문가 정그린(36) 그린 HRD 컨설팅 대표다.
원래 기업 최고경영자 심리 코칭으로 유명했지만 작년부터 골프, 피겨스케이트 등 운동선수 심리 코치를 시작했고 김지영과는 지난 1월 만났다.
김지영은 이날 대부분 파4홀에서는 웨지로 두 번째 샷을 치는 장타력에 퍼트까지 쏙쏙 빨려 들어가면서 거침없이 타수를 줄였다.
2번홀(파4)에서는 15m 버디 퍼트가 들어가는 행운도 겹쳤다.
26개의 퍼트만으로 18홀을 마친 김지영은 "워낙 퍼트 감각이 좋아서 과감한 퍼트를 했던 게 통했다"면서 "오늘 같은 퍼트 감각이라면 내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올해 목표를 메이저대회 우승을 포함해 3승으로 잡았다"면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부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민송(22)과 임은빈(21)도 7언더파 65타를 쳐 김지영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고 박지영(22)이 6언더파 66타로 뒤를 이었다.
상금순위 1, 2위 장하나(26)와 최혜진(19), 그리고 작년 전관왕 이정은(22)은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쳐 무난하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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