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 22일 서울에서는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3회째인 이 대회는 누가 더 '생각 없이'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는 대회다.
신간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와이즈베리 펴냄)는 '멍 때리기'가 시간 낭비가 아닌 창의력의 원천이 된다고 주장하며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지루함의 시간을 즐겨보라고 권하는 책이다.
뉴욕공영라디오방송 진행자 마누시 조모로디는 열심히 일했지만 어느 순간 심한 정신적 피로감에 빠졌다. 자신을 돌아보던 그는 깨어 있는 시간 중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공백의 순간이 단 한 순간도 없음을 깨닫게 되고 그 중심에는 자신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 휴대전화가 있음을 알게 됐다.
책은 조모로디가 청취자들과 함께 7일간 각종 IT(정보기술) 기기를 차단한 채 생활하는 프로젝트 '지루함과 기발함'을 진행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무작정 '휴대전화를 끄고 쉬어라'라는 식의 지침을 제시하는 대신 '지루함'이 어떻게 변화를 끌어내는지를 실제적인 사례와 구체적인 실행방법으로 보여준다. 7단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에서 도전자들은 휴대전화 없이 지루한 상황을 견뎌내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은 또 심리학과 뇌과학,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를 통해 '지루함'이 가진 힘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프로젝트에는 수만여명이 참여했다. 책은 프로젝트를 마친 뒤 많은 사람이 "마치 긴 정신적인 동면에서 깨어난 것 같다"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대하게 됐다고 소개한다.
"우리는 멍 때리기와 '마음 방황'을 하는 중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중략) 우리의 뇌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지루함은 창의성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뮤즈다."
김유미 옮김. 30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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