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쿠데타 가담한 터키군인 송환해야 그리스군인 석방"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악천 후 속에 터키로 국경을 침범한 그리스 군인 2명의 억류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터키 북서부 에디르네 법원은 25일(현지시간) 그리스 군인 2명의 석방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병사들로부터 압수한 '디지털 증거물'과 이들의 터키 내 거주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두 그리스 군인은 불법 월경과 간첩행위 미수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달 2일 에디르네주(州) 국경 군사지역에서 발견돼 당국에 붙잡혔다.
그리스정부는 이들이 눈 덮인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추적하다 실수로 국경을 넘게 됐다고 해명하며 석방을 요구했으나, 터키 당국은 이를 외면했다.
터키정부는 이들을 '협상 침'으로 삼아, 그리스로 도주한 터키군인을 송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앞서 21일 터키 뉴스채널 취재진에 "그리스가 자국 군인들을 풀어 달라고 하기에, '그런 요구를 하려면 쿠데타에 가담한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 가담 군인을 먼저 우리에게 보내야 한다'고 그리스에 대답했다"고 공개했다.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이란 터키정부가 재작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자를 가리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6년 투옥된 미국인 목사에 대해서도 "미국이 우리 성직자(귈렌을 가리킴)를 넘겨주면 미국 목사를 넘겨 줄 수 있도록 법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리스법원은 그리스에 도착해 망명을 요청한 터키군인 8명의 송환 요구를 기각했으며, 이달 17일에는 그 중 1명을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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