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의 '국민 어른'으로 꼽히는 조르지오 나폴리타노(92) 전 대통령이 대동맥 파열로 긴급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오후 극심한 흉부 통증으로 로마의 한 병원에 이송, 수술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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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집도한 로마 산카밀로 병원의 프란체스코 무수메치 박사는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심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고령이라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하지만, 심장이 기능을 회복하고, 자가 호흡을 하는 등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 수반을 지낸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냉철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정파를 떠나 폭넓은 지지와 국민적인 존경을 받아왔다.
2013년 첫 번째 임기를 마친 그는 재정 위기와 이어진 정치 불안으로 휘청거리던 이탈리아의 안정을 위해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로 2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고령을 이유로 2015년 세르지오 마타렐라 현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사임했다. 그는 현재는 종신 상원의원으로 봉직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2차 대전 당시 나치와 파시스트의 점령에서 벗어난 '해방 기념일'인 25일 그의 수술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에서는 쾌유 기원이 쇄도했다.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나치와 파시스트에 맞선 저항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종전 후에는 공산당에 가입해 정계에 입문했고, 1990년대 초반에 이탈리아 공산당이 해체된 뒤로는 중도좌파 민주당 진영 소속으로 정치 활동을 지속했다.
직접 병문안을 한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는 "(나치즘과 파시즘)독재의 공포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이탈리아 공화국의 주인공인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을 특별히 생각하며, 그의 쾌유를 빈다"고 기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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