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 기자 "통일, 한국이라고 안되라는 법 있나"
프레스센터 시설·인터넷 등 취재 인프라에 만족감 표시하기도
(고양=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고양 킨텍스의 프레스센터에서 일찌감치 취재활동에 돌입한 외신기자들은 한결같이 빠른 한반도 정세 변화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급격한 정세 변화 속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 역시 기자들은 '예측불허'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AP통신의 에릭 탈매지 평양지국장은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이뤄지고 있는 빠른 변화에 대해 매우 놀랐다"며 "특히 미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일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다음 일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예측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미북정상회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독일 공영방송의 산드라 러셀 기자는 "국제 언론들은 분명히 다음에 개최될 미북정상회담을 시야에 두고 있다"며 "내일 남북정상회담은 '개막전' 또는 '첫 계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라고 평가했다.
러셀 기자는 이어 "여러 회담이 사람의 예상대로 되지 않곤 했다"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분명히 높지만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적 통일에 의한 분단 극복을 먼저 경험한 독일인으로서의 소회에 대해 "물론 냉전 시기 분단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낯익은 면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당신은 남북통일이 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며 "누구도 독일 통일을 생각지 않았지만 통일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셀 기자는 "한국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Why not Korea)"라고 했다.
일본 민방 TBS의 소네 에이스케 기자는 "일본 안에서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언론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며 자사에서도 20명 이상의 취재진을 파견했으며, 생중계를 예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네 기자는 "작년까지의 긴장상태가 올해 들어 바뀌었다는 것이 한국의 보도 톤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비핵화로 연결될 것인가, 경제협력이 어떻게 될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장 2개 크기의 대형 프레스센터 등 취재 인프라를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탈매지 AP평양지국장은 "프레스센터의 스케일과 한국 정부의 준비 상황이 인상적"이라며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네 TBS 기자는 "인터넷도 깨끗하게 잘 되고, 환경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담 전날인데도 프레스센터 자리 숫자를 크게 넘는 보도 관계자들이 온 것 같은데, 당일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면 어떻게 될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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