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에 취했나'…승자도, 패자도 상처뿐인 민주당 전남 경선(종합)

입력 2018-04-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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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에 취했나'…승자도, 패자도 상처뿐인 민주당 전남 경선(종합)
전략공천·일관성 없는 방식·후보들 간 갈등에 비판 여론 비등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 전남 후보들이 대부분 확정됐다.
민주당은 압승을 위한 독주 태세를 바라지만, 경선을 전후해 나온 잡음은 전남에서 고공 행진하는 지지율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선 방식 등 일관성 없는 의사 결정, 불공정 시비, 잇단 불복 등이 지역 유권자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27일 영암·무안·신안 재선거 후보로 서삼석 전 무안군수를 확정했다.
서 전 군수는 백재욱 전 청와대 선임 행정관의 경선에서 부정 투표 의혹 제기로 결과 발표가 보류되는 곡절 끝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됐다.
민주당은 "무안 선거관리위원회 등과 전수조사했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백재욱 후보 측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백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대리 투표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중앙당과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 선거구에서는 전략공천설이 나오는가 하면 '50대 50'인 다른 지역과 달리 권리당원 투표 없이 일반인 안심 번호 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선정했다.
지역 기반이 약한 후보에 대한 당 차원의 배려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여성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경선으로 선회한 광주 서구갑에서는 권리당원 100%라는 정반대 방식을 적용하면서 이런 의심의 시선은 짙어졌다.
경선 후보들 간 대리 투표 공방은 상대 정당에 회심의 미소를 짓게 했다.

이윤석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평화당은 최근 전남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노인들의 생년월일이 나열된 쪽지를 공개하며 민주당 경선을 비난했다.
이날 의결된 신안군수 후보 전략공천도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의 낙점을 받은 천경배 예비후보는 추미애 대표 비서실 부실장 경력 등을 토대로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낙하산 공천'을 의심한다.
일찌감치 경선을 준비했던 다른 예비후보들은 땅을 쳤다.
한 후보 측에서는 "여론 관심을 피해 남북 정상 회담 일에 전략공천을 발표했다"는 불만까지 털어놓고 있다.
경선조차 하지 못한 예비후보들은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으며 단일 후보를 내세워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흥빈 예비후보는 오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무소속 또는 다른 정당 후보로 전·현직 군수가 출마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자중지란은 본선에서 어려운 싸움을 예고했다.
중앙당이 전남도당에 경선 보류를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과정에서는 소통 부족도 노출됐다.
신안과 함께 경선이 보류된 목포시장 후보는 결국 경선하기로 결정됐지만,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전남지사 후보 경선 잡음의 후유증도 진행형이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결선 투표에서 후보로 확정됐지만, 경선 과정에서 나온 ARS 음성 전송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결선 상대방인 장만채 후보 측은 검찰과 선관위에 김 후보 측을 고발해 불법성 판단을 의뢰했으며 선관위는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할 것 없이 경선 통과한 후보를 비리 혐의로 고발하고, 후보 자격이나 가산점 적용을 놓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곳곳에서 시비가 벌어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많은 후보가 몰렸으니 공정한 경선만 이뤄졌다면 '붐업'이 됐을 텐데 민주당이 기회를 차버린 것 같다"며 "높은 지지율에 벌써 취한 듯한 모습에 다른 정당, 무소속 후보들은 공세를 벼를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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