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유일한 여성, 남북 화해무드 역할…김정은 신뢰로 영향력 ↑"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남북정상회담 배석자 가운데 유일한 북한 여성으로, 김정은의 신임을 받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외신들은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존재감'에 주목했다. 김여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회담장에서 북한 대표단 가운데 유일한 여성으로, 김정은 위원장 옆에 앉아 부지런히 그의 발언을 적는 모습을 보인 김여정의 이력을 소개했다.
CNN은 30세의 김여정이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 남한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의 '얼굴'로, 이번 정상회담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널리 인식된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김여정이 북한 김정일 일가로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 이후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해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초청 서한을 전달했다.
CNN은 2014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으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김여정이 스위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공부했으며 김일성 대학과 유럽 고등교육기관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김정일이 4명의 부인 사이에서 낳은 7명의 자녀 가운데 가장 어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은 위원장과는 어머니가 같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미국 웹사이트인 '북한지도부감시'를 인용해 "김여정이 김정은의 측근으로, 김정은 취임 이후 그의 공공행사와 일정, 이동수단 등을 관리한다"고 전했다. 이른바 김정은 위원장의 '문지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발비나 황 미 조지타운대 방문교수는 "김정은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김여정이 아마도 김정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이 같은 시기 스위스에서 같은 사립학교에 다녀 서로에게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남매가 당시 가명을 쓰며 스위스 북한대사관에 살았고 가사도우미와 정원사의 자녀로 행세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 김여정은 북한에서 주요 직책을 맡기 전에 프랑스 파리로 쇼핑을 가는 등 여행을 자주 다녔으며 2011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콘서트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되고 그의 부인 김경희가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이후 권력 핵심부에 더 다가선 것 같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김여정이 작년 말 북한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정치국의 후보위원으로 승진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며 지금은 선전 담당 부서의 고위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애로운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씌우려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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