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안 전격 제안에 이은 1분기 실적충격(어닝쇼크), 거기다 자사주 소각까지 끊이지 않았던 '빅뉴스' 탓에 현대자동차는 이번주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번 한주간 1.25% 내린 15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현대차우[005385]는 전주보다 9.12% 오르며 신바람을 냈다.
엘리엇은 23일 저녁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전격 발표하며 현대차[005380]가기존에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공식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 대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의 합병 후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새로운 개편안을 제시해 배당 증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가치 확대 방안을 현대차그룹에 요구했다.
엘리엇의 제안이 기존 현대차의 개편안보다 소액주주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발표 이후 현대차 주가는 올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주주 환원을 요구하고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며 현대차의 강세에 대해 설명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도 "배당 성향 개선으로 현대차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현대차 우선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모멘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그러나 충격적인 실적 발표로 금세 고꾸라졌다.
26일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천813억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45.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인 9천억원을 크게 밑도는 실망스러운 규모였다.
매출액도 22조4천366억원으로 4.0%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역시 작년 동기 대비 48.0% 감소했다.
실적 발표날 현대차 주가는 4.57% 하락해 시장의 실망감이 드러났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가 예상보다도 실적이 더 부진했던 것은 현대차의 기초 체력이 더 약화했기 때문"이라며 "파업이나 원화 강세 등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국내 공장 가동률이 90% 초반으로 내려오며 동일한 파업에도 고정비 부담이 더욱 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의 1분기 실적은 원화 강세와 부분파업 등의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2분기에도 환율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3분기부터 신차 투입을 기반으로 중국·미국 판매가 회복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전망에 현대차가 27일 현 발행 주식의 3% 수준인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하면서 실적 실망감에 따른 낙폭은 상당 부분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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