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아바이마을 실향민 "고향 가보는 날이 꼭 왔으면…"

입력 2018-04-27 19:52  

[판문점 선언] 아바이마을 실향민 "고향 가보는 날이 꼭 왔으면…"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이 기회에 평생소원인 고향에 가보는 날도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이 발표된 27일 오후 우리나라 대표적 실향민 촌인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은 "하루빨리 고향에 가보는 날도 왔으면 좋겠다"며 환영했다.

노인정에 나와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며 하루를 보낸 일부 어르신들은 남북 이산가족과 관련된 공동선언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어르신들은 공동선언문에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크게 환영했다.
김진국 노인회장은 "아바이마을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한 어르신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과 북이 더 가까워져 고향에 가보고 눈을 감을 수 있는 실향민들의 평생소원이 이뤄지는 날도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북청이 고향으로 12살 때 월남한 김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기대가 컸다"며 "공동선언문처럼 앞으로 남과 북이 신뢰하고 교류한다면 실향민들이 고향에 가보는 날도 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6·25 당시 함경도에서 피난한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통일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고향에 가서 두고 온 혈육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터를 잡은 곳이 아바이마을이다.
하지만 아바이마을 실향민들 가운데는 이산가족 상봉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월남한 가족이나 친인척이 남한에 살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북한에 사는 혈육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은 한동안 이산가족 상봉신청 자체를 하지 않아 상봉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도 이 같은 사정을 파악한 정부와 적십자사가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 일부 실향민들이 상봉신청을 하면서 2010년 10월에는 첫 이산가족 상봉자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상봉대상자가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해가 갈수록 아바이마을 실향민 수가 줄어들고 마을 모습도 변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아바이마을에 사는 실향민 1세대는 대략 100여 명.
이 가운데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니 병석에 있는 어르신을 제외하면 대외활동을 할 수 있는 어르신은 50∼60여 명에 불과하다.
마을 모습도 관광지화하면서 슬레이트 지붕의 판잣집이 있던 곳에는 현대식 건물의 식당과 기념품 판매점이 들어서고 고층 아파트까지 주변에 신축되면서 실향민 촌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mom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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