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속보치 "시장 눈높이 웃돌아"…계절적 요인 반영된 듯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경기의 성장 속도가 다소 주춤해진 흐름이다. 통상 연초에는 계절적으로 둔화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에서는 한발 비켜난 모양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3%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속보치로서 앞으로 잠정치·확정치 발표를 통해 일부 수정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2.9%)과 단순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내건 연간 3% 성장은 더욱 현실화하기 어려워졌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연간으로는 지난 2016년 1.5%에서 지난해 2.3%로 껑충 뛰었다가 다시 꺾인 추세다.
'소비 후퇴'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비 지출은 작년 4분기에는 4.0%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계절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시장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긍정적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연휴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에 소비 지출이 급증했다가 연초에는 둔화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다. 미국의 성장지표는 '전기대비 연율' 기준으로, 기술적으로도 작년 4분기 소비호조에 따른 '기고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뉴욕증시의 가파른 오름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급등락 장세가 연출된 것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로 2.0%를 전망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 201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계절적 요인으로 1분기 성장률은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탄탄한 고용시장과 기업·소비자 심리의 호조세를 고려하면 성장률 둔화는 일시적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조치와 재정지출 확대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면서 2분기부터는 성장률이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전망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다. 따라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 인상 스텝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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