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먹고살기 힘들어 2∼3가지 부업", "내돈 털어 학생 교구 사야할 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콜로라도와 애리조나 주 교사 수만 명이 27일(현지시간)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 교사는 주 정부가 공립학교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먹고 살기 위해 두세 가지 부업을 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구를 사기 위해 주머닛돈 수백 달러를 털어 넣어야 하는 현실을 푸념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앞서 웨스트버지니아, 오클라호마, 켄터키 주에서도 교사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미 서부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교사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콜로라도 주도 덴버에서는 교사 1만여 명이 '교사들은 단지 펀드(기금)를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행진을 벌였다.
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편인 콜로라도 주의 교사들은 2009년 이후 주 정부가 교육자금융 펀딩 중에 보류해둔 66억 달러(약 7조 원)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로라도 주는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가 전국 평균인 2천700달러(29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라도 주 교사들은 또 주내 교원 3천여 명이 정원보다 부족한 상태로 교사들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로라도 교원협회의 케리 댈먼은 로이터통신에 "먹고 살기가 빠듯해서 두세 가지씩 부업을 하는 교육자들이 주변에 많다"고 소리쳤다.
그는 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나눠줄 종이와 지우개, 펜 등을 사기 위해 매년 656달러를 자기 호주머니에서 꺼내 써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주에서 가장 큰 덴버와 제퍼슨 카운티는 이날 하루 교사들의 동맹휴업으로 관내 학교 수업이 대부분 취소됐다.
콜로라도 주 하원의원들은 주 정부와 상원이 교육비 증액에 머뭇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리조나 주에서도 교사 수천 명이 주도 피닉스에서 월급 20% 인상을 요구하며 동맹휴업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교사 월급이 2008년 수준에 묶어 10년간 동결됐다고 주장했다.
애리조나에서도 약 200여 개 학교에서 수업이 취소됐다.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교사들에게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20%의 연봉 인상을 약속하고 향후 5년간 학교 인프라 재건에 3억7천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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