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250m 이내 이마트24 10곳 중 8곳 매출 증가…평균 13%·최대 70%↑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대형마트가 전문점 사업을 확장하면서 골목상권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전문점이 상권 활성화에 오히려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이마트와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이후 오픈한 노브랜드 전문점과 250m 이내에 있는 이마트24 10개 점포의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10곳 중 8곳의 매출이 증가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마트24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이다.
분석 대상 이마트24 매장 10곳의 하루 평균 매출은 평균 13.0% 증가했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거리가 100m 내인 이마트24 한 곳의 매출은 70.4% 늘어 10곳 중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하루 평균 매출이 줄어든 2곳은 매출이 각각 0.9%, 4.7% 감소했다.
온라인쇼핑 확대 등 소비 트렌드 변화로 대형마트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유통업계는 새로운 업태로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마트 역시 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 등으로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내기가 어려워지면서 전문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장을 새로 열지 못했으며, 오히려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장안점과 학성점을 닫았으며 시지점, 부평점, 덕이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2016년 147곳에 달했던 이마트 점포는 현재 145곳으로 줄었다.
반면에 노브랜드 전문점은 2016년 말 7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119곳으로 급증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이 급격히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골목상권 잠식 논란이 일었다.
이마트24 점주들도 같은 이마트 계열인 노브랜드 전문점이 가까운 거리에 들어서는 것에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우려와 달리 노브랜드 전문점 방문 고객으로 상권 내 유동인구가 증가해 인근 편의점 매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특성상 도보 고객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도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차량 이용 고객 비중이 60∼70%이지만, 노브랜드 전문점은 도보 고객이 70∼80%를 차지해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24의 상품 중복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낙수 효과를 키웠다고 이마트는 분석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노브랜드 상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국산 담배나 맥주 등 편의점 주력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24의 노브랜드 상품 비중은 3% 미만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노브랜드와 이마트24의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의 손님 모으기 '낙수 효과'는 전통시장에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도 입증됐다.
당진어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열면서 2015년 2천153대였던 시장 공영주차장 월평균 이용량은 2016년 3천247대, 지난해 5천19대로 늘었다.
지난해 4월과 12월의 고객 쇼핑 행태를 분석한 결과, 노브랜드 전문점만 이용하는 고객은 10%에서 3%로 7%포인트 감소했지만 두 곳 모두를 이용하는 고객은 62%에서 75%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상생스토어가 동네 마트인 화인마트와 한지붕 두 가족으로 개점한 안성맞춤시장의 경우 화인마트 하루 평균 방문객이 노브랜드 개점 전 550명 수준에서 700명 수준으로 30%가량 증가했다.
경북 구미 선산봉황시장 2층은 24년간 공실로 방치돼 있었으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오픈 이후 20개 점포가 모두 찼다. 점포별로 150만∼300만원가량의 권리금까지 생겼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손님 유인력을 활용해 지역 상권과 동반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할 방침"이라며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24의 상품 중복률을 낮추고 이마트24만의 차별화 된 상품을 개발해 점포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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