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 소비 둔화…고령화 심화하면 소비 다시 늘어날 수도
'산유국 정정 불안 확산' 유가 상방 리스크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미국과 통상갈등 심화 우려 등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2분기 이후 둔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구조개혁·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정부 정책 기조, 미·중 간 통상갈등 심화 등을 고려할 때 2분기 이후 중국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보다 6.8% 늘어났다. 이는 전 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수치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은 이달 초 1천300여 개 중국 수입품을 대상으로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맞대응을 예고하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최근에는 다소 잠잠한 상태지만 한은은 "중국의 대응조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1분기 중국 성장세를 이끈 것은 고용, 소비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말 중국의 등기실업률(도시에 호적이 있는 자진등록 실업자만을 추산한 실업률)은 3.9%로 2012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고용과 함께 소비도 살아나면서 1분기 중국 경제성장에서 소비의 기여율은 77.8%에 달했다.
중국 외에 미국, 유로 지역, 일본도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3월 미국의 소매판매, 산업생산은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가동률(78.0%)은 2015년 3월 이후 최고를 찍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올해 2.9%, 내년 2.7%로 1월보다 각각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선 가계소비가 변수로 꼽혔다.
최근 6년(2012∼2017년) 미국의 평균소비성향(소비/가처분소득)은 1960∼2007년 수준을 밑돌았다.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소득 불평등 심화가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다만 한은은 "향후 인구 고령화 진전으로 저축률이 높은 40∼55세 비중이 하락하고 고령층이 늘어나면 미국 가계의 소비성향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 지역도 실업률이 떨어지고 경제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2월 유로 지역의 실업률은 8.5%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3월 경기 체감지수(112.6)도 장기평균(100)을 상회했다.
향후 유로 지역에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이탈리아 연정 구성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본 경제도 생산, 고용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산업생산은 1월 역성장했다가 2월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기에 대해 "완만히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4월 1∼20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전월 대비 6.5% 올랐다.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다.
한은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유예 시한이 다음 달 12일 종료돼 제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고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며 "유가 상방 리스크가 다소 확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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