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서산대사로 남과 북 잇는 대흥사 월우 주지스님

입력 2018-04-29 08:19  

[사람들] 서산대사로 남과 북 잇는 대흥사 월우 주지스님
"서산대사 제향 북한과 공동 개최 위해 6월 중 방북"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전남 해남 대흥사 월우 주지스님은 29일 "남북 평화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대흥사에서 꿈을 키웠겠구나 생각하니 소회가 남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흥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했던 남다른 인연을 가진 곳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대흥사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월우스님은 대흥사에서 이어오고 있는 서산대사 제향 의식을 남과 북이 공동 개최하는 문제가 남북관계 훈풍을 타고 어는 때보다 쉽게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월우스님은 6월 중 일행 30여 명과 북한을 방문, 서산대사 국가제향 행사를 남과 북이 공동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스님은 "임진왜란 때 나라를 지켜냈던 서산대사 호국충혼과 민족 화해, 통일의 의미를 담아 서산대사 제향을 북한과 공동 개최 하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행사가 성사되면 평화의 시대가 시작되는 중대한 시기에 종교계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우스님은 그동안 봄 제향은 대흥사에서, 가을에는 서산대사가 입적한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열기 위해 교류를 추진해 왔다.
2015년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일정과 방식을 논의해 성사단계에 갔지만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월우스님은 밝혔다.
이 제향은 서산대사의 충혼을 기려 200여 년 전 정조 때 남과 북에서 시작됐다.
매년 대흥사와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봉행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겼다.
대흥사는 고증을 거쳐 2012년 복원해 제를 지내고 있다.



월우스님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이 고시공부를 했던 대흥사 요사채를 찾는 방문객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대흥사는 평화의 시대를 기원하는 염원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고시방이 위치한 곳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원구역 내에 있어 평상시 외부인 출입이 금지돼 있었으나 대통령 당선 이후 문의가 쇄도해 안거 기간을 제외한 8개월째 개방 중이다.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땅끝에서 터를 잡고 공부해 고시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낳았고 대통령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수백 명이 다녀가고 있다.
chog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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