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된다더니' 6% 이상 중금리 신용대출 없는 카카오뱅크

입력 2018-04-30 06:06  

'메기 된다더니' 6% 이상 중금리 신용대출 없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중금리 대출 40% 이상·주요 시중은행도 10∼20%는 집행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꾀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탄생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취지와는 달리 6% 이상의 중금리는 거의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국은행연합회의 1∼3월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집행한 신용대출은 전부 4∼6% 구간에서 이뤄졌다.
1월과 2월에도 6% 이상 중금리 대출 비중은 각각 전체의 2.0%, 0.6% 수준에 그쳤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되고 가중평균금리가 연 16.5% 이하인 가계신용대출 상품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통상 최저 6%, 최고 20%까지 중금리 대출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 카카오뱅크에서 통상적인 범위의 중금리 대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동일한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전체 대출의 절반가량이 중금리 대출로 집행되고 있다.
케이뱅크 1월 신용대출의 44.8%가 6% 이상 대출이었으며, 2월과 3월에도 40.0%, 41.5%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두고 영업하는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하더라도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턱없이 낮다.
4대 주요 시중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000030]은 모두 6% 이상 금리를 적용한 대출 비중이 전체의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경우 12.1%, 하나은행은 20.1%, 신한은행 14.7%, 우리은행 13.4% 선이었다. 기업은행[024110]은 18.6%였고 NH농협은행은 4.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같은 추세는 2∼3월에도 동일하게 이어졌다. 2∼3월에도 4대 시중은행의 6% 이상 대출 비중은 모두 10%대를 유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평균금리보다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따져보는 것이 중신용자 대출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일반 시중은행과 다름없이 고신용자 중심으로만 대출을 집행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다.
인터넷 채무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5등급인데 카카오뱅크 소액 대출이 거절됐다거나 대출 부결이 다른 금융권 대출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이 리스크를 고려해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에게만 대출을 집행하려는 경향은 당연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권과 제2금융권 사이의 틈을 메워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도 큰 상황이다.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했을 당시 은행권의 메기가 되겠다며 중신용자를 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을 할 것이라는 점을 내세운 바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처음 출범할 때는 기대와 우려가 컸지만 이제는 기존 은행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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