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평화체제 마중물 되는 남북 문화교류 기대한다

입력 2018-04-29 15:50  

[연합시론] 평화체제 마중물 되는 남북 문화교류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4.27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새로운 봄을 기대하게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날 채택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적대와 대결 대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약속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판문점 선언을 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다.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군사, 외교 부문에서 후속 조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장성급 군사회담, 적십자 회담, 고위급회담 등이 연달아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간분야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당장은 경제 분야 협력이 어려운 반면, 정치적 부담이 덜한 문화, 과학기술, 언론, 체육 분야에서는 활발한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 분야에서는 단연 북한지역 문화재 발굴 사업 재개가 주목된다. 2007년 시작해 2015년까지 계속된 남북 공동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는 절반 이상이 완료된 상태다. 평양 고구려 고분군 공동 발굴,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 공동 발굴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연말로 예정된 고려 건국 1천10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의 '대고려전'에 2006년처럼 태조 왕건상 등 북한 박물관의 유물이 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무형문화재 교류도 가능할 것이다. 2005년 시작돼 2010년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은 공정률이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2001년 시작됐으나 2009년부터 북측이 불참해 남측과 재외동포학자들만 참여해온 남북 언어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공동 학술대회도 다시 열리기 바란다.

2005년 평양에서 남북작가대회가 개최된 뒤, 2006년에는 남북 문인들이 함께하는 '6.15 민족문학인협회'가 결성되고 기관지 '통일문학'이 발행됐다. 문학계에서 또다시 남북 교류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2009년 중단된 남북 언론인 토론회, 남북 언론인 대표자회의도 다시 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개신교는 '8.15 광복절 기념 남북 공동 기도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 등의 개최를 추진한다. 2010년 중단된 순복음교회의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사업은 재개될 계획이다. 불교계는 한국전쟁 중 소실됐다가 대한불교조계종과 조선불교도연맹이 2007년 공동 복원했던 금강산 신계사의 복원 합동법회와 '8.15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다시 열고, 묘향산 보현사에서 서산대사를 기리는 합동 다례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체육계에서는 이미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교류의 물꼬가 트였는데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핵과 기생충 등 보건의료 분야, 생태계 복원, 백두산 화산 연구 등 과학기술 분야의 남북 공동 연구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올해 들어 남북 예술단의 상호 방문 공연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민간분야의 협력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학자들과 문화예술인, 종교인, 체육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문점 선언의 동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가능한 분야의 교류부터 신속히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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