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2패 평균자책점 2.84…세부 지표는 작년보다 향상
"날씨 더워지면 떨어질 때 있을 것…여름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휩쓴 양현종(30·KIA 타이거즈)은 올해도 마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양현종은 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 2패 44⅓이닝 41탈삼진 7볼넷 평균자책점 2.84를 거뒀다.
특히 최근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연달아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완투 두번으로 이 부문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이다.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는 9이닝 8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완투승, 2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9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완투패를 남겼다.
불펜 평균자책점 5.51로 고전 중인 KIA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셈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31경기에서 한 차례 완투를 곁들여 20승 6패 193⅓이닝 158탈삼진 45볼넷 평균자책점 3.44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벌써 작년의 완투를 넘어섰고, 이닝당 출루 허용(WHIP·1.31→1.08)과 삼진/볼넷(3.51→5.86), 피OPS(0.710→0.604) 등 세부 지표도 지난해보다 향상했다.
지난겨울 끊이지 않는 시상식 때문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마운드에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리그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친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아직은 3승에 머무르고 있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1998∼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19년 만의 2년 연속 투수 골든글러브도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양현종은 "중요한 건 여름"이라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그는 "처음에는 (훈련이 부족해서) 긴장했다. 그래서 캠프 때는 훈련량을 늘렸다. 지금은 괜찮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떨어질 때가 있을 거다. 얼마나 떨어질까 싸움이다. 여름에 힘에 힘을 내야 한다. 그때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해 개막 이후 등판한 7경기에서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며 시즌 20승을 향한 주춧돌을 놨다.
시즌 내내 순항한 건 아니다. 5월 14일부터 6월 9일까지 5경기에서는 3패 평균자책점 8.28로 부진을 겪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부진했던 양현종은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부진 탈출에 성공했고, 이후 20승까지 거침없이 달렸다.
양현종은 그때를 떠올리며 "작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올해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대화하는 게 낫다는 걸 느꼈다. 주위에서 보는 사람은 (문제를) 안다. 좋은 공부가 됐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완투한 이유도 개인 기록이 아닌 팀 승리를 위해서였다.
작년보다 성장한 양현종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려면, 적절하게 체력을 배분할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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