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무승의 터널 뚫은 리디아 고…텃밭에서 부활 신고

입력 2018-04-30 11:04   수정 2018-04-30 14:55

길었던 무승의 터널 뚫은 리디아 고…텃밭에서 부활 신고

코치·캐디·클럽 교체 후 슬럼프 딛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이번 시즌 들어 부활을 알린 전직 세계랭킹 1위들의 명단에 리디아 고(21·뉴질랜드)도 이름을 추가했다.
리디아 고는 30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민지(호주)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자 세계랭킹 1위를 총 104주간 지켰던 리디아 고가 2016년 7월 마라톤클래식 이후 21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부상을 딛고 부활에 나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오랜만에 우승을 신고한 박인비(30)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옛 랭킹 1위들의 대열에 리디아 고도 합류한 것이다.
이번 대회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은 리디아 고가 지난 2014년과 2015년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곳이어서 더욱 뜻깊다.
이곳에선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이 2014∼2016년 열린 후 지난해엔 대회가 열리지 않다가 신설된 메디힐 챔피언십으로 2년 만에 LPGA 투어 대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열린 네 차례의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세 번을 리디아 고가 제패한 셈이니 리디아 고의 텃밭이나 다름없다.
텃밭에서 당당히 부활을 신고하기까지 리디아 고는 많은 일을 겪었다.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최연소 세계랭킹 1위,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 등 온갖 최연소는 도맡아 하던 리디아 고는 '천재소녀'라는 호칭이 어색해진 스무살이 된 지난해에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해 준우승을 세 차례하고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3위를 포함해 톱 10에도 꾸준히 들었으니 딱히 부진이나 슬럼프라고 할 수도 없지만 항상 정상을 향해서만 올라갔던 리디아 고에게는 견디기 쉽지 않은 기간이었다.

그 기간 리디아 고는 모든 것을 바꿨다.

리우올림픽 은메달 이후 짧은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2016년 10월 LPGA 10승을 합작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과 작별했다.
이어 12월에는 3년을 함께 한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도 헤어졌고 지난해 초에는 클럽도 바꿨다.
새로운 캐디와 코치 아래서 스윙도 그립도 다 바꾸고 반등에 나섰지만 기다리던 우승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고 슬럼프는 더 길어졌다. 캐디와 코치에도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까지 지켰던 세계랭킹 1위에서는 조금씩 멀어져 지난주엔 18위까지 떨어졌다.
실패를 모를 것만 같았던 골프천재의 부진을 놓고 이런저런 논란도 일었다.
레드베터 코치로부터 배운 잘못된 스윙이 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레드베터는 아버지의 간섭 때문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마음처럼 풀리지 않은 경기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까지 어린 리디아 고로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다.
좀처럼 변화의 성과가 나오지 않던 지난해 리디아 고는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변화를 유지하면서 무엇이 나에게 최선인지를 찾아야 한다"며 "긍정적인 것이 많다고 느낀다.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라고 말했다.
결국 리디아 고는 자신을 향한 믿음과 인내심으로 오랜 우승 갈증을 해소하며 왕좌 탈환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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