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젊은층서도 화두…북한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 감지

입력 2018-04-30 13:44  

남북회담 젊은층서도 화두…북한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 감지
"취업 문 넓어지겠죠?"…구직난 20·30 일자리 기대감 '솔솔'
지나친 낙관 경계하는 목소리도…"예전에도 평화분위기 속 北도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현혜란 김예나 기자 = "북한이랑 통일하면 일자리는 많이 생기겠지?", "통일되면 토목·건축 쪽은 대박이겠다", "북한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라면 북한 노동자들 위주로 많이 뽑을 것 같기는 한데…."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쏟아지면서 부모 세대보다 북한에 무관심했던 젊은층과 학생들의 시선에도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상대적으로 북한 문제에 관심이 덜한 젊은층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놓고 공정하지 못한 처사였다며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랬던 이들이 TV로 생생하게 중계된 이번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북한을 새롭게 바라보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구직이 가장 절박한 문제인 20·30세대는 일자리와 사업기회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는 희망에 눈동자가 반짝거린다.
건설업체에서 일하는 한모(35)씨는 "국내 건설업은 포화 상태인데 남북 교류에다 통일까지 된다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늘어나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며 "당연히 파견근무를 지원하겠다"고 웃었다.
통신업체에서 근무하는 최모(27·여)씨는 "아직 상상에 지나지 않지만, 남한에서 아등바등하면서 경쟁하며 사느니 북한으로 넘어가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는 "북한이랑 통일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 "남북 교류 및 통일이 이뤄지면 북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늘어날 것 같다"는 글이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의 공기업 취업준비 카페에는 "판문점 선언이 이뤄져 남북 공공 분야 경제협력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철도·도로·전력·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성장을 내다보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어린 학생들도 멀게만 느껴졌던 북한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 자녀를 둔 송모(46·여) 씨는 "가끔 아이들과 북한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부정적인 얘기 일색이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좀 달라졌다"고 전했다.
평소 통일 필요성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고3 아들은 "북한이 과격하고 위험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모습을 보니 평범한 청년처럼 다가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물론 젊은 층에서 장밋빛 전망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학 입시만 바라보고 달려오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역차별이 생기지 않을까', '경쟁이 더 치열해지지 않을까' 지레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 입시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북한 학생 특별전형이 생겨 북한 출신 학생은 비교적 덜한 노력으로 상위권 대학을 가고, 입학 정원이 줄어든다면 어떨 것 같으냐"며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대학가에서는 이번 남북회담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하기보다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학의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과거 정권에서도 평화 분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도발이 있었다"며 "통일! 비핵화! 하며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쇼를 보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우려 섞인 시선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불가결하다", "남북 정상이 단 한 번 만나서 북한의 모든 핵이 폐기된다면 그게 더 극적인 쇼 아닌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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