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출신 사업가' 지원설…野후보들 "사퇴하라"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국회의원과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은수미(5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에게 차량 유지비와 운전기사 월급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인 은 후보는 정치적 음해라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은 도덕성 등을 문제 삼아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A씨는 지난 26일 한 언론에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간 은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했는데 월급 200만원과 차량 유지비 등을 성남에 있는 한 업체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은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성남 중원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강연 등을 하며 지내던 시기였다.
A씨가 월급을 줬다고 주장한 업체는 성남에 있는 한 무역회사다. 이 회사의 대표 L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폭력조직 출신으로 해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탈세한 혐의 등으로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 18일 L씨를 재판에 넘긴 상태다. L씨는 담당 경찰관의 아내를 자기 회사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은 후보가 성남 중원구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2015년 12월 은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와 두 사람 관계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은 후보는 이번 의혹에 대해 "정치적 음해"라고 반박했다.
은 후보는 28∼29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A씨는 20대 총선 낙선 후인 2016년 6월께 성남에서 사업을 하는 분(L씨 아님) 소개로 자원봉사겠다는 뜻을 밝혀와 (선거캠프) 조직국장이 면접을 봤다. 정치일정을 제외한 몇 가지 일정을 부탁했고 흔쾌히 수락해 간간이 (차량 운전)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둘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 회사의 대표에게 한 푼의 불법정치자금도 받지 않았고 차량 운전 자원봉사와 관련해 어떤 지원도 요청한 바 없다"며 "치졸한 음모와 모략, 정치적 음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은 후보는 이번 의혹에도 떳떳하게 선거전에 임하겠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30일 오전엔 단대오거리역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성남문화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성남시장 야당 후보들은 은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정오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후보는 지난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은 후보는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이 '자원봉사였다'. '모르고 있었다' 뿐인가"라며 "도덕성도 결여되고 자격도 없는 은 후보는 명명백백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우형 민중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논평을 내 "은 후보가 최근 불거진 업체의 차량·기사 제공 주장에 대해 정치적 음해라고 한 입장을 접하며 부도덕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마저 없이 당당하다는 행동에 측은지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전 시장의 경기도지사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성남시장의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으려고 안성욱 변호사, 이헌욱 변호사, 지관근 성남시의원, 심재상 스마트파크㈜ 대표이사가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민주당은 지난 26일 단수후보로 은 후보를 확정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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