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두 만드는 기계 아냐"…탠디 제화공 본사 점거농성

입력 2018-04-30 13:51   수정 2018-04-30 13:58

"우리는 구두 만드는 기계 아냐"…탠디 제화공 본사 점거농성
"수제화 한 켤레에 공임 6천500원 불과"…5일째 '직접 고용·공임 인상'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수제화를 전문으로 만드는 대형 구두업체 '탠디' 제화공들이 회사의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5일째 본사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30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에 따르면 탠디의 하청업체 5곳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제화공 47명은 26일부터 서울 관악구 봉천동 탠디 본사 건물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구두 만드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인간다운 삶 쟁취하자' 라고 적힌 소형 현수막을 내걸고 본사 3층 복도 등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 측은 "제화공들은 온종일 혼자 일하며 수제화를 만드는데 탠디는 20만원짜리 구두를 팔면 공임으로 6천500원을, 30만∼40만원짜리 고가 제품을 팔면 7천원만 지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수기에는 수제화 20켤레를 만드느라 16시간씩 혼자 일하는데도 8년간 공임은 인상되지 않았고, 제화공은 하청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탠디 본사가 디자인이나 수량 등을 결정하고 일감을 배분받아 신발을 만들지만, 노동 상황이 열악하기 그지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달 초부터 탠디 본사 앞에서 ▲ 공임 인상 ▲ 본사와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다. 이들은 정기수 탠디 회장에게 5차례 공문을 보내 입장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자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노동절인 내달 1일에도 탠디 본사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연합뉴스는 탠디 측에 제화공 점거농성과 관련해 입장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재 탠디 본사 건물 앞에는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5∼6명이 입구를 지키며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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