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막을 길 없다고 판단…사측, 책임 있는 조치로 답해야"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호텔리베라 유성점 노동조합이 호텔 폐업 120일만인 30일 천막 농성을 비롯한 모든 철거 저지 투쟁을 중단하기로 했다.
호텔 철거를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호텔리베라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 호텔리베라 유성점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노조는 천막 농성을 포함한 모든 철거 저지 투쟁을 오늘부로 끝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동안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모기업인 신안그룹 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었다"며 "오는 5월부터 건물 철거가 본격화되면 물리적으로 철거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조합원 총회를 통해 투쟁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일부터 호텔 현관 앞에 설치됐던 천막은 기자회견 직후 모두 철거됐다.
대전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역시 철회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신안그룹 측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철거 절차를 밟고 있어 현실적으로 철거를 막을 수가 없다"며 "노조의 통 큰 결단에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책임 있는 조치로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호텔 철거설이 돌았던 지난해부터 폐업을 '갑질 폐업'으로 규정하고서 호텔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1월 1일 예정대로 폐업했다.
노조는 폐업 다음 날부터 호텔 현관 앞에 천막을 치고 호텔 정상화와 제삼자 매각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했다.
이달 들어서는 김희준 호텔리베라 노동조합 위원장과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 본부장은 열흘 동안 단식 농성을 했지만 철거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노조가 투쟁 중단을 선언하면서, 호텔리베라 철거는 다음 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철거 업체 측은 지난 26일 유성구에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신고를 했고, 유성구는 업체가 제출한 서류를 시설관리공단에 검토 요청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호텔 리베라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연대를 아끼지 않은 대전 시민의 응원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so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