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정은에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협의해야" 언급
조명균 "김정은, 선제적으로 시원하고 통 큰 입장 갖고 회담"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고상민 한지훈 설승은 이슬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입장을 확인하면서 "(무력 사용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밝혔다.
조 장관은 30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고하고 "판문점 선언에도 언급돼 있듯이 김 위원장은 북한의 무력 불사용 및 불가침에 대해 '맹약, 확약할 수 있다'는 표현을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발언은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라는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 내용을 추가로 확실하게 거론했다는 의미가 있다.
조 장관은 또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개성지역에 설치키로 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말고도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문제도 계속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으며 김 위원장에게 "신경제구상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설명했다"고 보고했다.
조 장관은 개성지역에 설치키로 한 연락사무소와 관련, "개성공업지구가 크게 준비할 필요 없는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우선순위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도보다리에서 배석자 없이 대화를 했고 거기서부터 평화의집까지 오는 동안 대화를 나눴으며 그 이후에 최대 15분 정도 배석자 없이 소통을 이어갔다"면서 "평화의집에서 자연스럽게 단독으로 말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기대를 뛰어넘는 회담 성과에 대한 보고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조 장관 등을 칭찬하고 박수를 쳐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한다.
조 장관은 오후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를 차례로 만나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
조 장관은 홍 대표를 만나 국회 비준동의 논의와 관련, "정부가 결정한 바 없다"라고 말했다고 이 자리에 배석한 전희경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조 장관이)'김 위원장도 비핵화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는 기조의 이야기를 했고, 홍 대표는 '오히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기조의 말씀을 했다"라고 전언했다.
조 장관은 이어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만나 "(도보다리 회담에서)김 위원장이 보여주기식 대화는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라고 했다고 유 공동대표가 전했다.
유 공동대표는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합의서에는 없지만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와, 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을 제안했다고 조 장관이 전했다"라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조 장관이 국회 비준동의와 관련해 "법제처가 법률 검토 중이고, 재정추계가 아직 되지도 않았으며, 현 단계서 급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 유감 표명이나 주한미군, 유엔사령부 등 언급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한 없었다"라고 말했고, 도보다리 단독 회담을 대통령 기록물로 남겨야한다는 박 공동대표의 말에 "그런 것들을 이제 챙겨보겠다"라고 답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예방해 별도로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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