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시범사업 결과…중증질환자에 더 큰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1~3분에 불과한 진료시간을 15분 가까이 늘리는 '15분 심층진료'가 환자의 만족도는 높이면서 총 진료비는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진료비는 중증질환자의 경우 최대 20% 줄어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시범사업에서 환자만족도, 진료의 내용, 진료비, 회송률 등을 평가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환자 1명당 할당된 진료시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해소할 진료 모형을 찾기 위한 사업이다. 중증질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심층진찰 시범사업에 참여한 274명과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진료시간에 만족한다는 심층진료군은 92%(254명)에 달해 대조군(71%·99명)의 만족도를 크게 웃돌았다.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 역시 심층진료군이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이 7.65점으로 1.39점의 차이를 보였다.
총 진료비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급여, 비급여, 검사비, 약제비 등을 모두 포함했을 때 심층진료군의 총 진료비는 평균 22만521원으로 대조군보다 약 9.2% 낮았다. 대조군의 총 진료비는 24만2천862원으로 집계됐다.
진찰이 오랫동안 이뤄지면서 받아야 하는 검사 수와 약 처방이 줄어 전반적인 진료비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 반드시 진료해야 하는 중증질환자일수록 진료비 감소 폭이 컸다. 중증질환자 심층진료군의 총 진료비는 34만1천733원으로 대조군(43만9천166원)보다 22.17% 저렴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보건사업단장은 "중증질환에 대한 심층진료 적용 시 재정 절감의 효과가 일반 질환보다 더 높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한 후 상태가 심각하지 않거나 호전된 환자를 동네 병·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회송 비율도 심층진료군에서 더 높았다. 심층진료군의 회송률은 44.4%로 대조군 39.1%를 웃돈다.
이와 함께 1천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심층진료에 대한 대국민인식조사에서도 심층진료에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53.7%로 우세했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1.4%로 집계됐다.
부정적으로 응답한 이유는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36.3%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길어지는 대기시간 때문이라는 응답이 12.6%로 나타났다.
권 단장은 "심층진료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및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