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쫓겨난 기업들 돌아가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어쩔 수 없이 베트남으로 이전했거나 베트남 투자를 늘린 10여개 업체들은 가동재개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흥옌 성에 있는 한 봉제업체 관계자는 30일 "개성공단이 가동을 재개하면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며 "물류비용과인건비, 언어소통 등 모든 면에서 개성공단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종영 자화전자 베트남 법인장도 "개성공단에 설비가 있으니 베트남에서 생산하던 물품 일부를 개성공단에서 만들지 않겠느냐"면서 "본사와 상의해봐야 하겠지만 여기서 만들어 한국으로 가는 가전제품 등은 이전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재개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류항하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회장은 "개성공단 폐쇄로 베트남에 온 섬유·봉제업체들은 돌아가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지금은 남북관계가 좋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호 하노이한인회장도 "베트남 진출 기업들이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맞지만,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다든지 하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회장은 "개성공단의 규모가 대폭 커진다고 하더라도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3∼5년은 걸리기 때문에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당장 투자계획을 바꾼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갖춰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지난 3월 말 현재 5천600개를 넘어섰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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