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하락 부담과 당국 개입 경계감에 개장가로 마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1,06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내린 1,068.0원에서 출발해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 남북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이후 주말을 지나고 처음 장이 열린 날이다.
환율은 앞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나타난 원화강세 흐름을 이으며 출발했다.
남북 정상이 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종전과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담긴 점이 재료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지지한 것이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낮 12시께 1,065.7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낙폭이 10원을 웃돌았으나, 다시 반등하며 결국 개장가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였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2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환율을 더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2.98p(0.92%) 오른 2,515.38에서 장을 마치며 2,500선을 회복했다.
또, 환율이 내릴 때마다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달러매수)가 유입돼 환율 하락을 막는 모양새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하락 출발했으나 추가 등락은 제한적이었다"며 "증시 분위기가 좋았고 중국 위안화도 강세였지만 추가 하락 부담감과 당국 개입 경계 심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역외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 평가하면서 환율이 많이 빠진 상황을 반영해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에는 낙폭이 많이 커지지 않았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샀지만 지난주에 1조5천억원을 판 걸 고려하면 공격적 매입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978.51원으로 전 거래일인 27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84.68원)보다 6.17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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