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물류 거점' 울산항, 지역경제 견인 부푸는 꿈

입력 2018-04-30 16:29  

'대북물류 거점' 울산항, 지역경제 견인 부푸는 꿈
한때 대북 교역량 전국의 52%…"교역 대비 전용부두 등 채비 갖춰야"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재개하면 과거 대북물류 거점 항만이었던 울산항이 다시 한 번 대북 지원·물류사업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울산 경제와 기업에도 활로가 될 전망이다.
30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와 항만업계 등에 따르면 남북 관계 완화와 경색에 따라 부침은 있었지만, 울산항을 통한 대북 지원과 교류는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이어졌다.
당시 울산의 대북 교역량은 1999년에 16만3천t, 1천5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같은 해 울산항에서만 유류(19만8천t), 건설자재(9만9천t), 비료(6만5천t) 등 36만3천t의 물품이 북한으로 수송됐는데, 이는 국내 항만 전체 수송량(69만7천t)의 52%를 차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한 2000년에도 1천500만 달러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교역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2005∼2008년에는 정부가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북한 선박들이 직접 울산항을 입출항하며 지역 기업이 생산하는 비료를 싣고갔다.
2005년 5월 북한의 백두산호가 울산항에 입항해 비료 3천t을 싣고 돌아간 후, 2008년까지 20척의 북한 선박이 울산항을 입출항했다.
2008년 4월에는 북한 남포항에서 출항한 화물선 창덕호가 2차례에 걸쳐 무연탄 1만2천t을 싣고 울산항에 입항한 적도 있다.
이 무렵 대북 수해 구호용 쌀과 중유 등을 실은 우리나라 선박들이 울산항에서 출발해 북한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울산의 기업체가 울산항을 통해 북한산 해저 모래를 수입한 적도 있다.
울산의 모래채취업체인 수양해운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0차례에 걸쳐 북한 장전항 앞바다에서 채취한 모래 30만t을 들여왔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2010년 2월을 마지막으로 모래 수입은 중단됐다. 북한 선박의 울산항 입항도 2008년이 마지막이다.
울산의 대북 교역량은 2016년 5t, 7만8천 달러 수준으로 초라해졌다.
그러나 남북 경협이 활성화하면 울산항이 다시 대북물류 거점으로 부상하고, 덩달아 울산의 산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지역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비료·중유 등 화학업종과 건설 기자재의 간접교류 확대로 울산항의 역할과 위상이 제고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풍부한 원자재를 활용하는 비철금속 분야에서 교역이 확대되고, 지역 건설업 대기업과 공동으로 북한의 건설시장 진입을 꾀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철도·도로가 연결돼 중국, 러시아, 유럽으로 원자재와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지역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교역규모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동안 굳어있던 남북관계가 대전환기를 맞으면서 울산 항만업계를 비롯한 경제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성열 수양해운 대표는 "우리나라 연안에서의 모래 채취가 어려운 상황에서 월등히 품질이 좋은 북한 모래를 다시 수입하면 아주 좋을 것"이라며 "동종업계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의 경제 교류가 재개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남북 경협사업 재개에 대비해 북한 관련 정보나 상담을 제공하는 기구를 마련하거나, 대북 화물 우선 처리를 위한 전용부두를 확보하는 등 각종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yong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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