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버 기념 콘서트' 출연 라민 카림루·애나 오번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웨버는 진정한 천재 작곡가입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의 노래를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천재적인지 알 수 있어요."(애나 오번)
"그의 음악은 처음에 굉장히 단순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작품 속에 녹아드는 순간 매우 아름답고 풍요롭게 펼쳐지죠. 그의 7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공연에 참여하게 돼 정말 기뻐요."(라민 카림루)
뮤지컬 사에 길이 남은 걸작들을 숱하게 작곡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칠순을 기념하는 잔치가 내달 서울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웨버 뮤지컬의 유명 넘버(노래) 25곡을 한 자리에서 들려주는 '뮤직 오브 앤드루 로이드 웨버 콘서트'(5월 2일)와 '오페라의 유령' 전곡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5월 4~6일)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공연되는 것.
웨버는 뮤지컬 그 자체를 상징하는 작곡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공연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71년 예수와 유다 이야기를 정치극과 록 음악으로 풀어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프로 뮤지컬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뮤지컬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세계적 뮤지컬 스타 라민 카림루(40)와 애나 오번(33)은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웨버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음악을 쏟아낼 수 있는 작곡가는 세계적으로 몇 명 안 된다"고 극찬했다.
두 사람 모두 웨버가 특별히 아끼는 배우들이다.
카림루는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 '팬텀' 역을 최연소로 연기한 것을 시작으로 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 초연, '오페라의 유령'의 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 25주년 기념 특별 공연까지 웨버의 기념비적 공연을 항상 함께한다.
훤칠한 외모와 시원한 가창력으로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개인 콘서트 당시 티켓이 18분 만에 매진됐을 정도다.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오번 역시 지금까지의 커리어의 상당 부분을 웨버에게서 도움받았다. 학교를 졸업한 지 2주밖에 안 된 신인을 무대에 세운 것도 웨버였고, '오페라의 유령', 러브 네버 다이즈'의 공연과 영화 등에 출연시킨 것도 웨버였다. 영화배우 같은 외모와 청아한 목소리가 매력이다.
'웨버의 새로운 뮤즈'라는 수식어에 대해 오번은 "그런 평가가 있는지 잘 몰랐다"고 웃으며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그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이야기했다.
카림루와 오번은 가장 좋아하는 웨버의 작품으로 각각 '선셋 대로'와 '러브 네버 다이즈'를 꼽았다.
카림루는 "줄거리와 음악, 내용이 완벽한 조합을 이룬 작품"이라고 소개했고, 오번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들뿐 아니라 웨버의 다양한 작품들에 출연했던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김소현, 정선아, 차지연, 고은성 등도 출연한다.
웨버의 음악이 이토록 오랫동안 세계 각지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많은 작품 중 '오페라의 유령'을 먼저 떠올려볼까요. 주인공 '팬텀'은 주변 사람들에게 소외된 아웃사이더라고 볼 수 있죠.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껴본 관객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음악은 세대, 연령에 상관없이 큰 공감을 얻어내고 있어요."(오번)
"그의 음악은 유명 팝송에 비유할 수 있죠. 그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가 부모가 되고, 다시 그들의 아이들을 공연장으로 데려가 감동을 함께 나누게 되는 거죠. 그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카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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