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승욱·승진 형제…제천 다문화 다솜학교서 학업
"군 복무 마친 뒤 배운 기술 활용해 취업하고 싶어"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다문화 청소년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고교 교육 과정의 충북 제천 다솜학교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3형제가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승환(18·플랜트설비과), 승욱(17·플랜트설비과), 승진(15·컴퓨터기계) 형제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가정 문제로 인해 어린 시절을 필리핀에서 보냈다.
필리핀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맏형 승환군을 비롯해 3형제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년시절을 모두 필리핀에서 보낸 이들 형제에게 한국어는 낯선 언어였다. 이질적인 한국의 문화 역시 적응하기 힘들었다.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이들 형제는 한국의 문화도 익히고 기술도 배우기 위해 다문화 교육전문 기관인 제천 다솜학교를 선택했다.
2016년 승환·승욱군이 같은 과에 입학했고 올해 막내인 승진군까지 다솜학교에 들어왔다.
3형제가 한 학교에서 공부하게 된 것이다.
승환군은 "용접 기술을 열심히 배워 좋은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며 "군 복무를 마친 뒤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취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대주 다솜학교 교장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는 우리학교 학생들을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교육기관인 다솜학교는 다문화 청소년들이 실용적인 기술을 습득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돕자는 뜻으로 설립됐다.
컴퓨터기계과, 플랜트설비과, 스마트전기과 등 3개 학과로 운영되며,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정부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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