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UNAIDS 고위 간부 퇴임 날 발표 …외부조사 촉구 이어져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루이즈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덮으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뒤늦게 조사 재개를 발표했다가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30일(현지시간)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혐의가 추가됐다며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루레스 사무차장은 2015년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다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직원인 마르티나 브로스트롬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스트롬은 2016년 말 서면으로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시도를 신고했고 지난달에는 CNN 인터뷰에서 그간의 상황을 자세히 털어놓기도 했다.
유엔은 14개월에 걸친 자체 조사 끝에 루레스의 성폭행 의혹에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최고위급 간부를 보호하고 유엔이라는 명성을 유지하려는데 급급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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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조사로 비판을 받은 유엔에이즈계획이 재조사 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30일은 루레스 사무차장의 임기 마지막 날이다.
루레스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사실상 제대로 조사를 할 방법이 없는 만큼 부실조사라는 비판을 피해 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장 브로스트롬은 자체 조사만으로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재조사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권고에 따라 재조사를 결정했고, 뉴욕 유엔본부에 있는 감사 기구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감시 단체인 코드블루는 "첫 조사를 망친 '이익 충돌' 문제가 재조사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외부에서 유엔 내 성폭행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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