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투자·개발 사업(KF-X/IF-X)과 관련, 한국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왔다.
1일 현지 뉴스포털 리퍼블리카는 토톡 수기하르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전날 기자들을 만나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측이 기존 합의 조건을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토톡 대변인은 미국으로부터 기술이전 허가를 받지 못해 인도네시아형 전투기에 제공되지 않는 장비가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톡 대변인은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모두에 이익이 돼야 한다"면서 충분한 기술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과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해도 인도네시아는 현지생산을 할 뿐 여타 국가에 판매할 수 없다는 점 역시 고려할 사항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베시아 등 일부 현지매체는 토톡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이미 KF-X/IF-X 공동개발 사업과 관련한 재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으로부터 재협상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고, (우리 측이) 기존 합의나 계약조건을 재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토톡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 내부의 부정적 시각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6년초 인도네시아 국방부, 인니 국영항공업체 PTDI와 KF-X/IF-X 공동개발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6천억 원을 투자하고 KF-X 개발에 참여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이후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구매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1천400억원 규모인 작년도 하반기 사업 분담금을 한국 정부에 지급하지 않았으며, 올해 초부터 사업을 재검토해 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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