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무역보험공사가 대형 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무역보험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하반기 조선사들의 RG 조달 어려움이 예상돼 조선사의 RG 부족분 지원을 위한 공사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인도하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조선사들이 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일 '제1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에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RG 발급 지원방안을 강구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문 사장은 "지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정부와 논의해 공사 규정을 개정하고 하반기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2016년 -5천578억원, 2017년 -419억원 등 최근 몇 년 순적자를 기록한 탓에 RG 발급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RG 지원 실적은 2015년 5천799억원에서 2016년 3천516억원, 2017년 1천288억원으로 감소했다.
문 사장은 "올해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조선사에 대한 추가 RG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RG 지원을 위해 내규를 개정할 방침이다.
현행 내규상 기업별 최대 지원가능한도를 초과했거나 3년 연속 당기순이익이 적자인 경우 지원할 수 없다.
대형 조선사들이 이 내규에 걸려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원가능한도를 채워 추가 지원이 불가능하고 삼성중공업[010140]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내규를 개정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원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무역보험공사가 기존에 보유한 채권이 없어 RG 발급을 지원할 경우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문 사장은 "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금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RG 지원은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중소 조선사는 무역보험공사를 포함한 채권단 협의를 통해 상황별로 RG 발급 지원을 결정할 계획이다.
문 사장은 규모가 작고 아직 수출 경험이 없는 '수출초보기업'을 위한 리스크 관리 지원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도 밝혔다.
무역, 금융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임금피크제 인력을 활용해 수출초보기업을 위한 1대 1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차관이나 경협지원이 공사의 사업영역에 포함되지 않아 당장 지원책을 검토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대북 제재가 풀린 후 우리 수출기업의 참여나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 공사의 전문성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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