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기교류 지원 방안 논의"…광주비엔날레 순회도 거론
민예총·北만수대창작사, 교류전 협의…통일미술전도 부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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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남북정상회담으로 교류협력 분위기가 본격 조성되면서 관계가 끊어지다시피 했던 남북 미술 교류도 탄력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른 문화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미술 교류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검토에 들어갔다.
민간에서도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을 중심으로 미술교류전을 위한 남북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 "남북 합동전시·학술대회 검토"… 광주비엔날레 순회도 거론
지난달 초 문체부가 발표한 '미술진흥 중장기계획 2018~2022'에는 남북 미술 교류 활성화가 포함됐다. 지원방안으로는 교류전 개최와 근현대 미술사 비교연구·출판사업 등이 제시됐다.
문체부는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가시화하자 좀 더 구체적인 정책 방안과 집행 전략 논의를 시작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북 간 정기적인 미술 교류가 가능하도록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합동전시와 학술대회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를 평양과 오가며 여는 안도 거론된다. 당장 올해 9월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가 교류협력의 첫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북한미술 전문가인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기획한 북한미술 섹션에는 북한 최고 화가로 꼽히는 최창호를 비롯해 30여 명이 그린 조선화, 집체화가 전시될 예정이다.
광주비엔날레 조직위는 지난달 중순 통일부에 이들 작품 반입을 승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작품 전시뿐 아니라 북한 작가들을 광주비엔날레에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북한미술 전문가가 기획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문 교수는 그동안 9차례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미술 현장을 돌아보고 자료를 수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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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예총 중심으로 교류전 위한 다채널 실무접촉
민간에서도 남북이 공유하는 기념일인 6·15와 8·15에 맞춰 교류전을 열기 위해 북쪽과 다양한 경로로 실무접촉에 나서고 있다.
민예총에 따르면 강성원 부이사장을 비롯한 민예총 인사들이 지난달 중순 2박 3일 일정으로 방중, 만수대창작사 쪽 인사들을 만나 교류전 개최를 논의했다.
북한 최고 미술창작단인 만수대창작사는 베이징에 200평 규모 전시관을 두고 있다.
박불똥 민예총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0명 내외 남북한 작가가 참여하는 교류전을 6월 15일 베이징에서 먼저 열고, 8월 15일 평양에서 규모를 키워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라면서 "현재 합의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8월 15일 평양에서도 교류전이 열릴 경우 민중미술을 비롯해 한국 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북한에 선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93년 1회 도쿄와 오사카 행사를 끝으로 중단된 코리아통일미술전(통일미술전)이 25년 만에 재개될 지도 관심사다.
당시 민예총 산하 민족미술인협의회가 주도한 통일미술전에는 남북과 동포 미술작가 90여 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4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돌연 사망하고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면서 행사는 일회성으로 끝났다.
민예총 실무진은 당시 전시를 함께 준비했던 총련계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문예동) 쪽과 지난달 말 도쿄에서 접촉, 통일미술전 재개를 검토했다.
1993년 민미협 대표를 맡았던 임옥상 작가는 "그동안 남북 문화예술 교류가 공연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이제 미술 교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무엇보다 교류전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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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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