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일보한 남북 정상회담 부인하면 안돼"…당권 도전 시사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이완구(67) 전 국무총리는 1일 "충청 대망론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은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선 4기 충남지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이날 충남도청을 찾아 기자들과 티 타임을 하고 성폭행 의혹으로 도지사직에서 물러난 안희정 전 지사를 에둘러 비판하며 정계 복귀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번에 안 전 지사 사건으로 충청인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 여파로 충청 대망론이 꺾였다고 생각하는 충청도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도지사 재임 시 주요 성과인 부여 롯데아웃렛 유치, 보령∼안면도 연륙교 건설사업, 논산 국방대학교 유치 등을 내세우면서 민선 5·6기 연합대학 유치 실패, 내포신도시 개발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도지사는 행정인이다. 나라고 더 큰 꿈이 없었겠느냐만 도지사를 하는 동안 정치를 하지는 않았다"며 "자꾸 곁눈질하면 어떻게 되겠느냐…(안 전 지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충고해주고 싶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저는 60대이고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며 "자꾸 '올드보이'라고 하는데 연륜과 경륜은 적절히 조화돼야 하며, 나이로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목청을 높였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그는 현재 시점에서 당권 도전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6·13 지방선거 이후에는 차기 당권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전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다가올 국회의원 선거에서 누가 당 대표, 당 간판이 돼야 자신이 당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이해관계가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국회의원 배지는 중요치 않다. 과거에는 원외 당 대표도 있었고, 이해관계 없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남북정상회담은 어쨌든 남북 간 평화 번영을 전제로 한 통일을 염두에 둔 진일보한 회담이라는 것을 부인하면 안 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일축한 홍 대표와 차별화를 꾀했다.
이 전 총리는 "어떤 형태로든 민족의 동질성과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것인 만큼 어떤 측면에서는 납득이 안 되는 점이 있더라도 진일보한 남북정상회담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 판세에 대해선 "선거는 일주일, 사흘 전까지도 모른다. 변수가 많아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 수출이 줄어들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하반기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한데, 그때 국민이 '아차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는 티 타임이 끝난 뒤 도의회에서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와 환담을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전 총리에게 자신에 대한 지지를 공식 요청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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