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위원회 "극우 정치인들 참석은 모욕"…극우 자유당 "정치적 계산"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에 참여한 극우 자유당 내각 인사들이 나치 강제수용소 희생자 추모식 행사에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AF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 위원회(MKOe)는 6일(현지시간) 열리는 희생자 추모행사에 하인츠 크리스트인 슈트라헤 부총리와 헤르베르트 키클 내무장관 등을 부르지 않기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북부 오버외스터라이히주에 세워진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는 악명 높은 나치 강제수용소 중 한 곳으로 1945년 5월 5일 미군이 이 지역에 진주하면서 실상이 드러났다.
화강암 채석장 노동력을 공급할 목적까지 겸했던 이 수용소에서 숨진 희생자는 최소 1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빌리 메르니 MKOe 위원장은 "추모 행사에 자유당 인사들이 나타나는 것은 생존자들을 또 한번 모욕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이 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에 참여했다. 극우 정당이 유럽에서 연립정부에 참여한 나라는 오스트리아 유일하다.
메리니 위원장은 극우 성향 잡지 '디 아울라'에 자유당 인사들이 홀로코스트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계속 기고하는 것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마우트하우젠 추모 시설과 박물관 운영은 내무부가 재정을 지원하지만 메리니 위원장은 데어슈탄다르트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클 내무장관은 최근 난민 문제 대책을 발표하면서 유대인 강제수용소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썼다가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총선 전 유대인 커뮤니티의 표심을 잡으려고 애썼던 자유당은 부총리, 내무장관 등이 행사에서 배제되자 성명을 내고 정치적 계산 없이 행사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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