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선출투표서 부결…"정치권력, 국민에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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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남(南)캅카스 국가 아르메니아에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현직 총리를 퇴진시키고 후임 총리에 도전했던 야권 지도자가 의회의 반대로 새 총리로 선출되는 데 실패했다.
아르메니아 의회는 1일(현지시간) 시민계약당 의원인 니콜 파슈냔(42) 총리 후보 인준 투표에서 찬성 45표, 반대 55표로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최근 사임한 세르지 사르키샨 전 총리가 이끄는 의회 제1당 공화당은 종일 계속된 마라톤 회의 끝에 파슈냔 후보의 총리 선출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표결 직전 발표했다.
일부 야당 의원도 파슈냔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했다.
시위대의 지지를 받는 파슈냔 의원이 공화당의 반대로 총리에 선출되지 못함에 따라 3주 가까이 계속된 아르메니아의 정정 불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파슈냔 의원은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한 정치권력이 자기 자신을 파괴했다"면서 "아무도 국민을 상대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지자들에게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공항을 비롯한 주요 수송 시설을 점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파슈냔 의원은 공화당이 총리 선출을 저지한다면 국민의 분노가 '쓰나미'로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수도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에 모인 파슈냔 의원 지지자 수천 명은 표결 결과에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며 낙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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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을 이끄는 사르키샨 전 총리는 대통령직을 연임한 후 이달 초 퇴임했지만 8일 만에 내각제 첫 총리로 선출되며 일인자 자리에 복귀했다.
파슈냔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지난달 13일부터 사르키샨과 공화당의 '권력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지난달 17일 사르키샨이 의회에서 새 총리로 선출되자 수도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에만 4만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운집했다.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대한 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부패와 경제난 등 실정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했으며, 시위 지역도 규므리, 아라라트, 바나조르 등 전국으로 확산했다.
사르키샨 전 총리는 결국 취임 엿새만이자 반정부 시위가 열린 지 열흘 만인 지난달 23일 "내가 틀리고 파슈냔이 옳았다"는 말을 남기고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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