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협회,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방안 마련 착수

입력 2018-05-02 08:23  

탁구협회,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방안 마련 착수
스웨덴에서 경기력향상위 개최…엔트리 확대 방안 논의
협회 "남북 단일팀 구성 따른 선수 피해 최소화에 만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부산 유치에 성공한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가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 구성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다.
탁구협회는 집행부와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이 열리는 스웨덴 할름스타드로 대거 이동한 가운데 대회 기간 스웨덴 현지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이유성 협회 부회장) 회의를 열어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경기력향상위 회의에서는 남북 단일팀 구성 때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아시안게임 출전 엔트리 확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다.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이 출전하고, 혼합복식은 2개 조가 참가한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5명이다.
탁구협회는 단일팀이 되더라도 출전 엔트리가 늘어나면 선수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경기력까지 향상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원조 단일팀'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종목인 만큼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이다. 당시 지바 세계선수권 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1991년 단체전만 4명으로 고정됐을 뿐 단식과 복식의 단일팀 엔트리를 2배로 확대해줬다.



탁구협회는 그동안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데다 박도천 협회 국제위원장이 아시아탁구연맹(ATTF) 경기위원장을 맡고 있어 엔트리 확대 협의에서 다른 종목보다 유리하다.
또 세계선수권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참석한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도 대회 기간 만나 남북 단일팀 구성 의견을 타진할 예정이다.
탁구협회는 또 6월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오픈과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때 남북 선수들이 서로 남북을 오가며 교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남북 단일팀 추진을 논의할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유성 부회장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때 여자대표팀 코치로 단일팀을 지휘한 경력이 있다.
경기력 향상위 위원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과 현정화 렛츠런파크 감독, 현재 남자대표팀 감독인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당시 남북 단일팀 멤버였다. 특히 현정화 감독은 북한의 리분희와 호흡을 맞춘 여자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주역이다.



현정화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사실 탁구는 진작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어야 맞다. 27년 만의 시도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단일팀뿐만 아니라 합동 훈련, 남북 교류전 등을 통해 남북 탁구가 협력하면 경기력을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팀 추진에 힘을 실었다.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에서 남북 단일팀 추진 방안이 마련되면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탁구가 단일팀에 나설 뜻이 있음을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다.
문체부가 진행한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참가 의향 조사에서는 탁구와 농구, 유도, 카누, 체조, 정구, 조정 등 7개 종목이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탁구는 지바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46일 동안 합숙훈련을 통해 여자단체전 금메달과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면서 "아시안게임 개막까지 4개월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엔트리 확대 등을 통해 선수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전력을 향상하면서 남북 화해의 단일팀 구성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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