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기조 도움 안 돼"…남북정상회담·무상급식 등 인식 차별화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예비후보인 김태호 전 경남지시가 각종 현안마다 홍준표 당 대표와 거리를 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지난달 19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나서 중앙당 지도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유권자들을 만나는 '나 홀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당명과 로고도 없는 빨간색 점퍼만 입은 채 유권자들을 찾아 민심을 훑는 등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9일 출마 선언에서 "지방선거에 중앙 논리는 배제되는 게 맞다. 경남도정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평가하는 선거이지, 중앙 논리가 선거에 개입하는 중앙 지원이나 메시지는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실상 중앙당 지원을 거부했다.
실제 김 후보는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홍 대표의 강경발언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 집중'에서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리고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홍 대표가) 너무 나갔다"며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후보자와 당 지도부 간 조율과정을 거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환영한다"면서 "우리 당을 포함한 야당도 무조건 비판만 하지 말고 평화의 시대를 위한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홍 대표와 결이 다른 의견을 내놨다.
또 홍 대표가 경남지사 재직 때 지원을 중단했던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인식을 달리했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경남지역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확대 시행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는 "학교급식 문제는 교육적 차원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러한 공약을 내놨다.
김 후보 공약대로라면 올해 현재 시·군 초등학교와 중학교, 읍·면 지역 고등학교까지인 무상급식 대상이 동(洞)지역 고등학교까지 확대돼 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홍 대표는 경남지사로 근무하던 2014년 11월 도교육청이 무상급식비 감사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2015년 일부 무상급식 대상이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는 등 무상급식 혜택이 축소돼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이처럼 김 후보가 여러 현안에서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것은 홍 대표의 강경 기조가 6·13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홍 대표의 강경발언이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보다는 당의 입지를 축소해 출마 후보자들의 득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경남에서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 사태가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는 것처럼 여겨져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했던 경험이 있다.
김 후보가 아이들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상급식 확대 공약을 선거운동 초기부터 내놓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 대해 "제 전략은 절박함과 진정성이다. 뜨겁게 뛰어야겠다. 하루에 땀으로 두 번 정도는 옷을 적셔야 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중앙당과 홍 대표 지원과는 거리를 둔 채 표심 밑바닥을 훑는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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