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크게 달라졌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이 나왔고, 조만간 북미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걸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일상적으로 남한과 미국을 겨냥했던 비난이 눈에 띄게 줄고, 그 자리에 여타 국제뉴스가 채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정조준했던 기사들은 거의 사라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대남·국제면인 6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후베이성(湖北省) 시찰 소식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이란 핵 합의 관련 발언 등을 게재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반미 호소, 러시아 대통령실 공보관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난한 내용, 나미비아의 풍력발전소 조업,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토지개혁 추진 방침, 알제리 사법 당국의 이스라엘 간첩 재판 등 다양한 국제뉴스들이 실렸다.
기사당 내용은 3∼4문장에 불과했지만, 전체적인 기사 건수는 예전보다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는 최근 들어 노동신문 6면에서 대남·대미 비난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화해 및 북미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노동신문 6면에는 한·미 정부를 비난하는 글들로 채워졌다. 남한과 미국 등을 크게 비난하면서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비난도 곁들였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노동신문 6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북미 정상회담 윤곽이 잡히면서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도 거의 사라졌다.
다만 미국의 정치제도와 대외정책, 인권상황 등을 비난하는 원론적인 언급의 글이나 '남조선 보수'와 일본에 대한 비난은 여전히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다시 악화하지 않는 한 북한의 국제뉴스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신문에 실리는 국제뉴스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아프리카 등 관계가 좋은 나라의 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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