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임원들과 동행, BYD 등 경영진과 미팅 예정
집행유예 석방 후 두번째 해외 출장 "신성장 동력 확보 주력"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이 2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 방문을 위해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3월 말 유럽과 캐나다를 잇달아 방문한 데 이은 두번째 해외 출장으로,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경영일선 복귀를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오늘 오전 중국 선전으로 출장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진교영 사장, 강인엽 사장 등 반도체 사업의 주요 경영진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동행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선전 경제특구 등을 방문해 현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 등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국행은 지난번 유럽·캐나다 출장 때와 마찬가지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 차원으로, 선전을 첫 아시아 출장지로 정한 것도 이런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선전은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은 '중국 혁신의 메카', '중국의 실리콘밸리' 등으로 불린다.
선전에 있는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IT 기업으로, 텐센트와 화웨이 같은 중국 최대 규모의 IT 기업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DJI도 선전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BYD는 직원 수만 22만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자동차 사업과 함께 IT용 부품, 배터리 등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전장·오디오 전문업체인 하만(Harman)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최근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관련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이번 출장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튿날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와 비판 여론 등으로 국내 행보가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사업 확장의 기회가 많은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 이전에도 업무의 80% 이상이 글로벌 사업과 관련된 것이었고 해외 출장도 잦았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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