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 고개 숙였던 조현민, 경찰조사 땐 '혐의 전면부인'

입력 2018-05-02 11:53   수정 2018-05-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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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 고개 숙였던 조현민, 경찰조사 땐 '혐의 전면부인'
경찰, 관련자 진술·증거 종합 분석해 최종 결론 낼 듯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김기훈 기자 = '물벼락 갑질' 의혹 당사자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그간 확보한 진술과 증거를 종합해 사건 실체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조 전 전무는 지난 1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죄송'이라는 말을 6차례나 되풀이했다. 15시간가량 긴 조사를 마치고 2일 귀가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유리컵을 던졌다',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손등으로 밀쳤을 뿐 사람을 향해 뿌리지 않았다', '이번 사건 대책을 상의했을 뿐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시 폭언 등으로 광고업체 회의가 중단된 상황에 대해 조 전 전무의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조 전 전무는 이에 대해서도 "해당 업무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총괄 책임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전무의 진술은 유리컵이라는 위험한 도구를 이용한 특수폭행 혐의는 물론 음료를 사람에게 뿌렸다는 단순폭행 혐의까지 모두 피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찰은 조 전 전무가 최소한 종이컵에 든 음료를 회의 참석자에게 뿌렸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있다고 판단, 기존에 확보한 피해자 진술 등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광고업체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조 전 전무의 당시 권한 범위, 회의가 중단된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벌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경찰의 이밖에 조 전 전무가 자신의 '갑질'을 폭로한 게시판 글 삭제 등 증거인멸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 전반적인 대책을 논의했을 뿐인지를 두고도 관련자 휴대전화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결론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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