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공세에 중남미 대만 수교국 '도미노 단교'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과 전격 수교한 도미니카 공화국이 대만으로부터 군사원조를 받고서 한달여만에 대만에 단교를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단교 통보는 중국과의 수교발표 한시간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선 도미니카 공화국이 중국으로부터 30억 달러 규모의 원조투자를 받기로 하는 '금전외교 공세'가 있었다는 폭로도 나왔다.
대만 연합보는 중국이 도미니카 공화국에 수교를 대가로 주택건설 2억2천만 달러, 고속도로 4억 달러, 철도 16억 달러 등 30억9천400만 달러(3조3천238억원)를 원조하기로 했다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대만 수교국이었던 도미니카 공화국이 1일 전격적으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맺자 대만은 이를 '중국의 금전외교 공세'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또 도미니카 공화국이 중국 수교 발표 한시간 전 대만에 단교를 통보했다며 이는 지난해 대만과 단교한 파나마도 비슷했다고 전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중국이 천문학적 자금을 동원해 대만 수교국을 하나씩 삼키고 있다"면서 "대만은 중국처럼 금전외교를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대만으로부터 군사원조를 받자마자 중국과 비밀수교 협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지난 3월 허머 지프 50대를 도미니카에 양도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UH-1H 헬기 2대와 허머 지프 90대 등 3천500만 달러 상당의 장비와 기술 지원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대만은 중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이 2016년 하반기부터 물밑 수교 협의를 진행하는 움직임이 보이자 도미니카 공화국을 붙들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이에 따라 리다웨이(李大維) 전 대만 외교부장이 작년 7월 도미니카 공화국을 방문하고 고위급 교류를 이어온 끝에 수교 유지의 뜻을 확인받은 바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단교는 중국의 억압"이라며 "대만인을 실망하게 하고 양안관계 변수를 증가시켜 실질적으로 양안 현상유지를 깨뜨렸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외교력 부재 비판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차이 총통의 취임 2년간 도미니카 공화국, 파나마, 상투메 프린시페 등 3개국과 단교가 이뤄지며 수교국이 19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은 차이 총통의 사과를 요구했다. 훙멍카이(洪孟楷) 국민당 부대변인은 "사상 최악의 외교력을 지닌 총통"이라고 비판했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8년 임기 동안 9개국과 단교했지만 공격적인 외교를 펼쳐 3개국과 수교를 맺었다며 현상유지를 외교정책으로 앞세운 차이 총통과 비교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의 총력 외교전에도 도미니카 공화국이 중국으로 돌아서자 '도미노 단교'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장우웨(張五岳) 대만 단장(淡江)대 교수는 중국은 대(對) 대만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주변 군사훈련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다각적인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맞춰 중남미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면 대만을 버리는 나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쿤쉬안(邱坤玄) 대만 정치대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중남미 국가들이 큰 매력을 느끼는 상황에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의 연이은 중국 수교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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