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대거 동행 "매우 이례적 행보"
현지 업체와 사업계약 체결·인수합병 타진 등 관측 무성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이 2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 경제특구 방문을 위해 출국하면서 출장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의 최고경영진이 대거 동행한 것을 두고 어떤 성과를 염두에 둔 출장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과거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이번처럼 특정 사업부문의 최고경영진 여러 명과 함께 나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단순한 현지 방문 이상의 목적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현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 등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 경제특구에는 BYD 외에도 텐센트, 화웨이, DJI 등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사'들이 있는 곳이어서 이미 사전조율을 마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러' 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번 출장에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메모리사업부장인 진교영 사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인 강인엽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인 이동훈 사장까지 사실상 반도체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야전 사령관'이 모두 출동한 것은 여러 가능성을 내포한다.
우선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각 사업부문에서 특정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
아울러 한두 개 기업이 아니라 여러 업체를 상대하기 위한 '멀티 출장단'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현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출장 목적과 무관하게 이 부회장의 이번 중국행은 상당 기간 준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석방 이후에도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갔으나 내부적으로 현안을 챙기면서 '정중동' 행보를 했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방 후 첫 출장이었던 지난 3월 말 유럽·캐나다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방문지와 면담 대상 등이 일부 공개된 만큼 앞으로는 경영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수 지위'를 받았으니 책임감이 그만큼 크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삼성은 지난번에 이어 이번 출장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행보라는 데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 덕분에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실적 편중'이 심각하다는 안팎의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래먹거리 확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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