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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국독립PD협회는 지난해 EBS TV가 외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던 독립PD 두 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EBS 관계자들을 법원에 고소했다고 2일 밝혔다.
협회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EBS 불공정행위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EBS는 제대로 된 개선책을 내놓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7월 EBS TV '다큐프라임-야수와 방주'를 제작하던 박환성, 김광일 PD가 남아공에서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박환성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도중 방송사의 부당한 간접비 요구 관행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협회 측은 열악한 제작 환경이 사고의 원인이라며 현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차례 해왔고, EBS는 독립 다큐PD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펀드 신설계획을 담은 보완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협회는 협의 테이블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고, 실질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지난달 30일 두 PD 사망과 관련된 EBS 책임자 2명을 경기 고양지청에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고소인은 외주 제작사다.
협회는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박환성 PD가 제기한 방송계 불공정 문제와 관련해 EBS에 무혐의 처분을 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EBS는 이날 협회 발표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EBS 관계자는 "외주 제작자가 정부지원사업으로 제작비를 받을 경우 전액 제작비로 집행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월 1회 국내 우수 독립 다큐를 방영하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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