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시험장 '공동 붕괴'와 '굴뚝 붕괴' 의미 잘못 이해돼"

입력 2018-05-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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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시험장 '공동 붕괴'와 '굴뚝 붕괴' 의미 잘못 이해돼"
전문가들 "시험장 전체나 터널 붕괴, 방사선 누출 의미 아냐"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해 9월 북한의 제6차 핵시험 후 풍계리 핵 시험장의 '공동(cavity) 붕괴'나 '굴뚝(chimney) 붕괴'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핵 시험장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거나 그로 인해 방사선이 대기 중으로 새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핵시험 전문가 프랭크 파비안과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 잭 류 등이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공동 붕괴'이든 '굴뚝형 붕괴'이든 폭발 충격으로 지표면까지 갈라지거나 틈이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 용어의 뜻은 화강암 지하 수백m에 만들어진 핵폭탄 폭발 시험장에서 핵 폭발로 생긴 공간이 무너진 암석들로 채워졌다는 뜻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공간은 더 이상 핵 시험에 사용될 수 없게 되지만, 내부 암석 붕괴가 지표면으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지하 핵폭발 가두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풍계리 시험장에서 이뤄진 모든 핵 시험에 해당하는 터널 시험 방식은 일반적으로 매몰되기 때문에 공동의 붕괴로 생기는 굴뚝 현상들이 통상적으론 지표면까지 이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핵폭탄이 담긴 작은 상자가 지하에서 폭발하면 순간적으로 주변 암석이 녹아내려서 커다란 공동이 생기고, 곧 공동에 가득 찬 초고압 가스가 주변 암반과 접촉해 응결해 가스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핵시험 수분 또는 수일 후 어느 시점에 가스 압력이 위쪽 암반을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낮아지게 되면, 균열된 암반이 쪼개져 위로부터 떨어져 내린다. 이로 인해 공동의 붕괴가 일어나고 이 현상이 지속하면서 빈 공간이 자꾸 위로 올라가는 '굴뚝 현상'이 일어난다.
프랭크 파비안 등 연구원은 제6차 핵 시험으로 규모 6.3의 지진이 일어난지 8.5분 후 규모 4.1의 후속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언론들이 지하 터널의 붕괴로 인한 후속 지진이라고 보도한 것은 잘못이며, 실제론 지하 핵 시험장으로 가는 터널이 아니라 이 공동의 붕괴로 인한 지진일 공산이 매우 크다는 다른 전문가의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터널 붕괴 충격파는 지진계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대형 폭발력을 가진 지하 핵시험을 실시하면 주변 암반이 녹아내리고 뒤틀려, 250kt의 폭발 시 지름이 약 200m에 이르는 공동이 생겨난다"며 "이 공동은 자신보다 지름이 3배 정도에 이르는 균열된 암반으로 둘러싸이게 되는데, 수분 후 암반 천장이 무너져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폭발이 500-600m 보다 깊은 지하에서 일어나면 이 정도 폭발력으론 붕괴가 지표면까진 이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파비안 등은 북한의 6차 핵 시험은 지하 최소 700m, 거의 800m에서 실시됐다고 지적하고 포괄적핵시험금지조약기구가 아직 그 시험장으로부터 방사선 누출을 포착하지 못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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