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스펠 내정자 9일 상원 청문회 앞둬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새 수장으로 지명된 지나 해스펠 국장 내정자의 경력을 추가 공개했으나 고문 의혹과 관련된 시기의 구체적인 임무 등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CIA는 이날 2쪽짜리 발표문을 통해 33년전 아프리카에서 CIA 일을 시작한 해스펠 내정자가 CIA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공개했다.
해스펠 내정자는 2014~2017년 CIA 유럽지역 책임자로 일했고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의 4개국에서 CIA 책임자를 지내기도 했다.
1980년대말과 1990년대 초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일하다 구 소련 붕괴 후인 1998~2000년에는 중앙 유라시아지부에서 러시아와 관련한 일을 한 해스펠 내정자는 9.11테러로 CIA가 테러에 강력한 대응에 나서던 2001년 대테러센터로 옮겨 고위직으로 일했다.
해스펠의 경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테러센터 근무와 관련 있다. CIA가 2002년 태국의 비밀감옥에서 테러용의자인 알카에다 조직원을 상대로 물고문 등 가혹한 심문기법을 사용한 것을 그가 지휘했느냐는 하는 것이다.
그러나 CIA가 이날 공개한 그의 경력에는 대테러센터 근무당시 구체적인 임무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CIA가 해스펠의 경력을 공개했지만 그가 테러용의자에 대한 고문을 관장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임무 부분은 발표에서 뺐다고 전했다. 즉 그의 경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기는 했지만 선별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CIA의 해스펠 경력 공개는 오는 9일로 예정된 상원 정보위 청문회를 앞두고 이뤄졌지만 그의 고문 관련 의혹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해스펠의 경력 공개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구금된 테러용의자에 대한 가혹한 심문기법 사용과 관련한 해스펠의 역할에 분노한 진보진영과 인권단체의 반발에 기름만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추가로 공개된 해스펠의 경력에 관한 정보가 의회에서의 비판론자들을 만족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들은 그의 고문 프로그램 관여가 CIA 수장으로는 실격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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